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워홀

뉴질랜드 워홀 위기 : 교통사고로 차가 파손되다

by 피클북덕 2025. 8. 31.

초보운전은 늘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나 한국과 모든 게 반대인 뉴질랜드에서의 초보운전자는, 초보운전 딱지만 붙이면 어느 정도 넘어가주는 한국과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indicator(방향지시등) 위치와 방향도 반대인 일본 차일수록 더더욱.
 
아무튼, 인디케이터같은 사소한 것에는 익숙해졌으나, 비보호 파티인 뉴질랜드 도로에서의 사고는 피하기 어려웠던 초보운전 워홀러는... 급기야 busy road에서 사고가 나고 말았다.


일요일, 유동차량이 매우 많은 Sumner beach Main road 근처에서의 유턴을 시도하다가였다. 
 
공용주차장에서 나오는 길엔 왕복2차선이 마주하고 있었고, 나는 유턴을 해야 다시 시티 센터쪽으로 갈 수 있었다.
AI한테 대충 그려달라고 했는데..아무튼 저렇게 끼어들어야 하는 동시에 유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충 설명짤. 다만 왕복 2차선이라는 점만 달랐다.

 
당연히 여기에서 살고 운전하며 유턴 경험이 여러 번 있긴 했던 나는, 평소 하던 것처럼 양방향을 더블체크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유동차량이 정말 많아 틈이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차가 저 멀리 보이고 타이밍이 괜찮다! 싶은 때 끼어들었고... 차선 하나는 잘 통과했는데 문제는 내가 끼어들려던 차선에 안착하자마자 쿵 소리가 나며 내 차가 미끄러졌다.
 

옆 차선을 넘어 360도를 돌았고, 2차 사고 위험이 있었지만 다행히 마주 달려오는 차량이 없어 살았다. 일본인 친구가 동승하고 있었는데, 하필 부딪혀도 그 쪽 범퍼+문이 나가 너무너무 미안했다. 시티센터로 다시 돌아오며(다행히 차가 견인하지 않고 달릴 수는 있는 상태였음)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유턴을 시도하다 사고난 것이기에 내 과실이 맞긴 한데, 상대 차량은 튀었다(!). 상대차량이 속도 안 줄인 것도 맞는데(키위 지인 曰 : 크라이스트처치 운전자들이 좀 과속해서 달리긴 함;), 쨌든 결과적으론 내 과실인 상황에서 왜 튀었는진 모르겠다.

무면허인가? 아 무면허면 납득... 하기사 나도 양방향 더블체크 했는데 아직까지도 쟤가 왜 갑툭튀했는진 의문이다. 심지어 거의 유턴이 완료된 상황에서 박아서

 

* 사고난 지 일주일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상대 차량에게서 피해 청구서같은 후청구가 날아오지도 않았다. 가끔 며칠 후에 후청구 하는 사례도 있다고는 하는데..(이 경우에도 Comprehensive 보험이면 다 커버된다)

 

보통 뉴질랜드는 블랙박스를 달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어, 사고가 나면 목격자를 찾아야 하나 너무너무 busy road라 다른 차들은 멈춰 서지도 않고, 이 광경을 지켜본 몇몇 사람들도 그냥 제 갈길을 갈 뿐이었다.


이럴 때 써먹으라고 키위 지인과 함께 열심히 설치했던 알리산 블랙박스는...2주 전까지밖에 녹화가 안돼있었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버렸다. 
 
원래 섬너비치 보고 시내 보드게임 카페에서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차부터 손보는 게 먼저일 것 같아서 바로 한인 카센타로 갔다. 또 한 번 운이 좋게도... 원래 일요일은 문 여는 날이 아닌데(구글맵엔 오기돼있었음), 교회 갔다 잠깐 페인트 때문에 올 일이 있어 오신 사이에 내가 도착해 "사장님... 저 사고났어요..."를 시전한 것. 예전에 브레이크 교체할 때 한 번 온 적이 있었고, 그 이후로 나중에 WOF 시기에 와야지~! 하고 기억에 묻어 둔 사이 또 올 일이 생겨버렸다.
 
너무너무 당황하고 패닉해서 사장님이 시키시는 대로 AA센터에 전화해 사고 접수를 하고, 생년월일, 기존 운전 경력(한국에서의 운전 경력까지 상술해야 했음), 차종, 차 번호, 당시 상황(길 이름과 당시 상황까지 설명하면 상담사가 지도 켜고 알아서 찾아봄)까지 모두 자세히 말해야 한다.


그리고, 상담사가 '어느 수리 업체에서 수리 할 건지'도 물어봤다. 난 이미 수리업체에 와 있는 상태였으므로 여기 상호명 및 주소를 대고, 상담사와 사장님을 통화할 수 있게 바꿔 드리기도 했다. 그리고 메일로 AA 보험 접수 번호가 날아왔다.
 

이 경우 보험을 들 때 체결했던 excess 비용이 중요하다. 내 경우엔 $500 + $550(Young Driver & 2년 미만의 운전 경력) = $1,050정도의 꽤 큰 excess 비용이 기다리고 있다. 나중에 AA에 수리 끝나면 납부를 할 예정이긴 하다.
 
아무튼 사고 직후 내 차 상황은 이랬다. 고쳐야 할 부분이 3곳 정도 됐다.

1. 앞쪽 범퍼(완전 교체 必, 찌그러지고 많이 손상)

2. 보닛 내 배터리 연결 쪽 관련 파손

3. 보조석쪽 전조등(아예 깨짐, 심지어 LED라 더 비쌌다) 

사고 직후 내 차량 상태

 

사장님 : 뉴질랜드 언제까지 머물러요?

나 : 내년 6월까지요.. 워홀이라 1년만 있긴 해요.

다행이네요. 만약 1년 이상 머물며 내년에 보험 갱신하면 보험료 많이 뛸 거에요...

 

 

 

..... 안그래도 여기에서 영주권 도전할 마음도 없었는데 차라리 확실히 더 마음 떼게 잘 됐다 싶은 상황.

 

 

다시 수리로 돌아가, 내가 자차 value를 좀 낮게 잡아놓은 상황에서 수리비가 높으면 폐차해야 한다고 했다. 난 이 차를 $2,400정도 주고 샀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value를 $3,000정도 잡아놨는데, 한 $4,000정도 잡아놓을 걸 하고 후회했다.

내 경우, 만약 수리비가 $2,000을 넘으면 AA에서 폐차하라고 사장님께 연락이 올 것이라 했다. 그래서 사장님은 수리비 견적을 $1,990 정도로 넣어놓았다 하셨다. Auction을 올리면, Car part 업체들을 bidding시켜 가장 저렴하게 제시한 곳을 낙찰시키고, 북섬으로부터 오기까지 3일. 그래서 총 수리 소요기간은 2주 정도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만약 폐차하게 되면 AA측에서 이걸 견인해 가고, 나에겐 보상금으로 $2,100정도가 나올 것이라 했다. 

싸게 잘 주고 산 reliable car라, 그리고 키위 지인까지 동원해 이래저래 손을 많이 본 차라... 여러모로 아쉬워서라도 수리 승인나길 일주일 내내 빌었다.

 

나 : 사장님 추측으론 어떠실 것 같으세요? 폐차 될까요?

사장님 : 가봐야 알아요.

나 : ㅜㅜ

 

일요일에 사고를 접수하고, 3일 후 카센터 사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AA센터에서 다행히 수리하라고 판정이 났다고 한다. 미친 듯이 안도했다.

 

그리고 하루 후, 나에게도 AA로부터 메세지가 날아왔다.

ㅇㅇ 수리하렴

 

사고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출근은 계속 해야 했으므로, 사장님께서 비슷한 사이즈의 차를 렌트해주셨다. 근데 하필 비슷한 가격대의 차는 화요일까지 기다려야 해서.... 폭스바겐을 몰게 되었다. 그래도 일단 2주만 버티기로 한다. 다시 주문한 블랙박스, Car play를 기다리며.

나는 올해 역마살이 낀 상태에서 여길 와, 나름 순리대로 살았다고(?) 목숨을 부지하는 것인가. 차 배터리 방전때도 그렇고, 사고도 그렇고...이 낯선 땅에서 목숨을 운 좋게, 그것도 여러 번 구한다.(몇 년 전, 호주에선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워홀러 4명이 숨졌다. 작년, 뉴질랜드에서도 스키 국대 상비군들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돈도 물론 중요하긴 하고, 아깝긴 한데.. 일단 정말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