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워홀

뉴질랜드 워홀 생존기 : AA센터 긴급 호출로 차 배터리를 교체하다

by 피클북덕 2025. 7. 21.

자동차 운전자라면 모름지기, 일명 '레인보우'라고도 불리는 자동차 계기판의 불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딴 걸 잘 알리 없는 나란 초보운전은 무려 이 표시를 무시했더랬다.
 

배터리 부족 표시

 
중고차였기에 이런 이슈가 있을 것이란 걸 미리 인지했어야 했는데. 
 
여느 날처럼 아침에 출근하려고 차키를 눌렀는데...?
 
데....?
 


아무것도 작동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unlock을 눌러도 먹통이었다.
 
수동으로 열쇠를 따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걸어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전에 간과했던 저 빨간 표시가 떠올랐다.
 

올 게 왔구나.

 
 
일주일동안 뻘겋게 깜빡거리던거 무시하고 열심히 달려놓고는
 
 
아찔했다. 만약 주행 중에 완전 방전됐으면 어쩔 뻔했나. 통근길에 고속도로도 포함돼 있는데 새벽에 출근하다 발 동동 구르며 AA센터 부를 뻔 했다...;;; 


미숙한 초보운전 주제에 고속도로 (포함) 통근 무사히 하고 있는것도 충분히 운을 끌어다 쓰고 있는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큰 은덕은 배터리에 있었던 셈이다. 
 
블로그에 적진 않았지만 저번 주에 주행 중 길을 잃어 고속도로 앞에서 유턴을 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합법적 유턴이었지만...진짜 옆 차랑 닿을 뻔 해서 지금도 걍 운빨로 멀쩡하게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차를 산 지 일주일 째, 정식 운전은 6일 째(한국 경력 포함). 여기는 초보운전 딱지도 따로 없고, 동승자가 필수인 노란 L(Learner) 딱지만 허용된다. 누구도 나를 초보라고 봐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운전스킬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기계적 매커니즘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한국에선 늘 힘들 때마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정말 생명의 위협 앞에서는 저승사자의 다리라도 붙잡고 빌게 되는 젊은 목숨이었다.
 

안녕 나야, 뉴질랜드 운전자들의 구세주


* 개인적으로 AA센터 멤버쉽은 가입하는 걸 매우 추천한다. 특히 초보운전이다? 그냥 해야 한다. 운전연수도 좀 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 다만 예약이 좀 빡빡한 건 감안해야 한다.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새벽에 입김을 뿜으며 AA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참고로 AA센터 전화번호는 0800-500-444이다(24/7 서비스).
 
전화를 걸고 차 배터리가 나가서 시동이 안 걸린다고 설명을 하니, 
 
1) AA 멤버십 번호
2) 이름
3) 집 주소
4) 현재 차량 있는 주소
5) 생년월일
 
등을 확인했다. 그리고 Jump-Starting(배터리 비상충전 같은 거)을 제공한다고 했다. 무료라고.
 
중간중간 키위 엑센트가 알아듣기 힘들어서 딴 소리를 몇 번 했다..;; 
 
바로 출동은 안되죠?라고 하니 1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하길래, 그럼 혹시 (본인 퇴근 시간인) 3시쯤 여기 ~~주소로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예약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예약을 하고 오늘 출퇴근은 Uber로 왕복했다. 20분에 14,000 ~ 16,000원 가량 했다.
 
그렇게 우버를 탄 퇴근길에, AA센터에서 문자가 왔다.


 

우리 오는 중임

 
 


그러고 약속시간 한 5분 전쯤 미리 도착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타이밍 좋게 나 역시 딱 그 시간에 도착하여, 출장 온 직원 둘에게 배터리 얘기를 했다. 대충 리모트락/언락도 안되고... 시동도 안걸리고... 암것도 안된다 어쩌구저쩌구.

직원 둘 : ㅇㅋ 배터리 체크 먼저 하고.

나 : ㅇㅋ.

직원 : (보닛 열고 드라이버 돌려 확인) 이거 배터리 3년됐음.

나 : 진짜? 나 이거 중고차로 산 거라 몰랐음..

직원 : 뭐 배터리 종류에 따라 3년, 4년, 5년 각각 다른데..암튼 쨌든 오래됐고 수명 다 했음.

나 : 그럼 점핑인지 뭔지 그런 비상 충전 해주는거?

직원 : 우리가 배터리 교체해 줄 수도 있음.

나 : 얼만데?

직원 : 멤버십 할인해서 264달러(한화 약 204,000원).

나 : (당황해서 구글로 한인업체랑 집 주변 Auto repair shop 검색 시작) 어...잠만..

* 퇴근길 우버에서 인도계 기사에게 물었더니 Second hand로 사면 한 20달러인가 한다고 했다. 다만 한 달 지나고 방전돼서 다시 바꿨다는 얘기도 했다. 이런 second hand 배터리들은 보통 사고난 차량에서 배터리만 멀쩡한 경우 떼서 파는 거라 했다.

직원 : 근데 우리꺼 좋은거임. 

나 : 새거임?

직원 : ㅇㅇ. 그리고 3년 Warranty도 해 줌. 5분 정도 걸려. 할래?

나 : (한 10초 고민) 음...그래. 할게. 결제는 어케해?

직원 : 카드 돼. 영수증이랑 Warranty 관련된 건 이메일로 보내줄게. 여기 종이에 적어줘.

 

그렇게 뚝딱뚝딱 교체의 현장을 보았다. 교체하는 동안 급하게 휴대폰으로 뉴질랜드 달러를 충전한 트래블로그로 결제를 했다. 오늘 근무 일당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지만... Auto Repair Shop 가는 기름값과 시간과 이런저런거 다 따지고...뭐 Warranty 이런거 생각하면 그냥 납득 가능한 금액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배터리 Warranty를 명목으로 나중에 귀국 직전 차 팔 때 조금 더 쳐서 팔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264달러(차종에 따라 편차 있음 주의. 내 차는 20년 전 출시된 차종이라 저렴한 편이었다 그나마..)
직원이 건네준 팜플렛엔 2년 또는 3년 워런티라 돼있는데 3년이라 했다.


교체를 하고 시동을 걸어보니, 확실히 이전보다 파워풀하게 잘 걸렸다. AA센터 직원들과 헤어지고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나중에 이 264달러란 가격이 적정한지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엥 왜케 비싸"였는데, 새 거에다가 3년 워런티라 하니 좀 그래도 납득하시는 분위기였다.
 
혹시나 뉴질랜드에서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정보를 찾다 이 글을 발견하는 분들은... 그냥 전화를 걸든 뭘 하든 견적 비교해서 하시길 권유드린다. 난 좀 귀차니즘이 심하고+아직 초보운전이라 또 모르는 길 막 들어갔다가 사고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현장 교체를 했던 이유도 있었으니.

참고로, AA센터에서 멤버십($89 내면 된다)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6가지 차량 관련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 배터리 테스트 및 (필요 시) 교체 <<<<<<내가 받았던 거
- 점프스타팅(처음에 콜센터 상담원이 언급했던 거, 배터리 비상충전 같은 것)
- 차 문 잠겼을 때 열어줌
- 바퀴 교체
- 기름 떨어졌을 때 무료 배달(기름값은 자비부담)
- (도둑놈이나 돌 맞아서 등등의 이유로 차문 유리 파손됐을 시) 무료 임시 차문유리 교체 서비스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를 포함한 주요 도시 위주 서비스 제공
- (동일한 이유로 파손 시) 앞유리 수리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를 포함한 주요 도시 위주 서비스 제공
- 전기차 충전
 * 오클랜드, 웰링턴은 현재 서비스 제공 중, 크라이스트처치는 빠른 시일 내 서비스 제공 예정
- 자전거,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고장 시 조력 제공


모든 워홀러들의 안전한 워홀 생활을 기원하며 글을 맺는다. 물론 나도 살아야 한다...흑흑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