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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2017)

by 피클북덕 2021. 2. 13.

"이미 충분히 가졌어요."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거울을 보는 듯 하기도 했다.

 

100분 가량을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군상을 마주하려니 힘들었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마음속으로 경쟁하는 그의 모습.

 

개인적으로 나도 아직까지 그런 경향이 있어서 공감이 간다. 흔히들 말하는 세속적 인정욕구가 높아서 그렇다.

 

어떻게든 우월감을 느껴보려고 발악하지만 택도 없는 현실에 번번이 좌절하는 자아.

 

그래서 그는 아들의 성공에 더욱 집착하고(자아의탁이 일상화된 한국의 수많은 부모들의 모습이 여기서도 재현된다), 

 

딸뻘인 아들 친구들의 청춘을 부러워하는 동시에,

 

그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고 자조한다.

 

아마 그녀들을 사랑하고 소유하고 싶어했던 그의 심리는 그런 원인들의 복합체이지 않았나 싶다.

 

즉, 진정한 사랑의 감정은 아니고 그냥 그의 정신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세속적 욕망(재물욕은 물론이고,
여성을 '소유'한다는 사회의 어긋난 부의 인식)의 표출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이 성욕에 대해 아들에게까지 열등감을 내비치던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해변에서 그와 산책하던 두 여자가 아들에게 달려가 안기는 모습을 바라보던 그의 표정이 미묘했다.

 

아들과 그녀들의 젊음을 동경하는 눈빛.

 

의외로 그의 열등감의 상당부분은 재물욕, 명예욕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소유욕'이었다.

 

.

 

브래드를 반면교사로 삼는 동시에 그가 오케스트라를 보며 한 말에 대해서도 되뇌일 필요가 있다.

 

"나는 나를 비하하거나 추켜세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자.

 

내 가치는 내가 높이는 것이니.

 

.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생각하기 바빠.

 

이미 충분히 가졌어요.

 

I'm still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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