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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뒤라스의 사춘기, <연인>의 세 가지 버전 분석(2)

by 피클북덕 2021. 8. 26.

2021.04.24 - [영화 후기] - 뒤라스의 사춘기, <연인>의 세 가지 버전 분석(1)

 

뒤라스의 사춘기, <연인>의 세 가지 버전 분석(1)

오랜만에 남기는 영화(라고 말하고 책 감상문이라 쓰는)리뷰. 개인적인 인생 영화, <연인>에 대해 남겨보려 한다. 의도치 않았는데 쓰려다보니 너무 많아 또 시리즈물이 될 것 같다. 심리학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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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의 기숙학교까지 차로 데려다준다. 그리고 한 번 더 온다. 그리고 그 탑승은 둘 모두, 그리고 지켜보는 우리들(소설속에서는 제3자로 지칭되는 독자들)까지도 알고 있는 전개로 이어진다. 남자의 집, 즉 '독신자의 방'에서 둘은 관계를 맺는다. 한창 후텁지근한 여름의 오후에.

이미지 출처:netflix

다만 이 때 소녀는 16살이 아니었다. 15살 반 쯤. 남자에게는 배에서 만났을 때 16살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그는 침대에서 이를 간파한다.

넌 16살이 아니잖아.

남자는 소녀와의 첫 관계 당시 운다. 사랑과 죄책감의 충돌 때문이다. 그리고 소녀가 다른 여자들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감정 없이 쾌락만을 추구)해 달라고 하자 매우 괴로워한다.

관계 후 그가 그녀에게 한 말. 15살이나 많은 입장에서 첫 경험의 강렬함은 이미 알고 있을 터. 피가 흐르는 소녀의 몸을 그는 직접 씻겨준다.


그들의 사랑은 깊어진다. 특히 소녀에게는 이 감정이 첫사랑이었기에 더욱 혼란이 커진다. 소설 버전2를 보자.

난 두려워. 죽을 때까지 Paulo(둘째 오빠)만 사랑하고 싶어.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소녀는 첫째 오빠를 지독히도 증오하는 반면 둘째 오빠는 사랑한다. 가족 간의 의리나 이런 쪽이 아니라 정말 이성적으로. 중국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둘째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이런 대사가 나온 것이다.

또한 그녀는 친구인 엘렌 라고넬 역시 사랑한다. 다만 사춘기 소녀임을 감안했을 때, 그것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성욕과 불안한 심리가 혼재된 상태로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혹은 정말 양성애자였을 수도 있고.

엘렌은 행복해하지 않아요. 심지어 자신이 불행한지 조차도 몰라요; ...(중략)... 당신은 나에게 했던 것처럼, 같은 언어를 이용해, 그녀에게 (성관계를 지칭)행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당신은 때때로 그녀와 나, 우리 둘과 함께 뒤엉켜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남자는 거절한다. 그저 소녀의 치기 어린 욕구라고 여겼을 지도 모르겠다.(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좀 당황스럽긴 하다)

이러한 소녀의 다중애(?)에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만은 확실히 진지했다. 서로를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여겼다. 심지어 남자는 파리 유학 당시 원나잇 스탠드도 많이 했던, 꽤 자유분방한 사랑관의 소유자였음에도 소녀와 결혼을 결심한다. 아버지에게 이를 허락받으려 찾아갔으나 대차게 까인다. 아버지는 말한다. "차라리 네가 죽는 걸 보는 게 낫겠다."

남자는 그 후 여자 몰래 그녀의 어머니에게도 간다. 의사를 묻기 위해.(영화에는 나오지 않음)

그들의 첫 만남

남자는 아버지가 없다. 당연히 여자의 mother이다. 어머니는 물론 두 오빠도 마주한다.
집안이 궁핍하기에 돈 얘기도 당연히 나온다. 남자는 어머니가 사기를 당해 가세가 기운 것을 알고 있기에, 최대한 그 피해를 메꿀 수 있는 돈을 주고싶어 한다. 문제는 이 돈들이 다 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사실. 그런 아버지에게서 이미 결혼을 반대당했기에 그의 방문 목적은 그냥 인사 차원정도였던 것 같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많은 것을 각오한 방문.

"(큰오빠의 질문)얼마나?"
중국인은 못 들은 척 한다.
"(엄마)하지만 사장님(Monsieur=Mr.정도로 해석 가능한데 여기엔 이름이 안나와서 마땅한 해석 불가), 당신은 나를 어떻게 믿고 그렇게 나오죠? 불명예와 같은 것들은 어떻게 계산하시는데요?"
"부인, 그런 식으로 계산하실 필요 없습니다. 부인은 오직 필요하신 돈의 합계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중간중간 인종 차별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여자의 가족.(사실 시대상을 고려했을 때 빠지면 섭한 풍경)

남자의 아버지의 결혼 반대 소식을 들은 가족들이 보인 반응이다.

"나이 든 중국인들은 끔찍하죠?"
중국인은 웃으며, 그는 정말 그들이 끔찍하긴 하지만, 가끔은 너그럽기도 하다고 말한다.


심지어 남자도 이러한 인종의 벽을 인지하고 있다.


다시 남자-소녀네 가족의 만남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의 마지막 멘트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명대사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이런 멘트 처돌이)

최종적인 엄마의 반응

"당신은 그 애를 그렇게도 많이 사랑하는군요..."


하지만 그는 사실상 그의 전부와도 같은 재력을 포기할 수 없다. 따라서 재력을 물려줄 아버지에 맞서 사랑을 쟁취할 정도의 의지도 없다. 그래서 무력하다.

나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어.


그렇게 결혼은 무산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와 소설의 전개 차이가 조금 존재한다. 영화 내에서는 중국인 남자의 결혼 장면이 등장하고, 소설에서는 그러한 장면이 없다. 아마 영화는 더욱 제한된 분량 내에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내야 하므로 결혼 장면이 필요했을 것이다.

나머지 내용은 (3)편에서 마저 서술한다.

2021.08.28 - [영화 후기] - 뒤라스의 사춘기, <연인>의 세 가지 버전 분석(3)

 

뒤라스의 사춘기, <연인>의 세 가지 버전 분석(3)

무산된 결혼 얘기. 당대 인식으로 백인 여자와 동양인 남자의 사랑은 금지된 사랑일 뿐이었다. 영화나 <북중국의 연인들(영어본)>모두 'Chinese'라는 단어가 가장 자주 등장한다. 처음 배에서 만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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