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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걷는 길

약간의 역시와 반전의 혼종, 퍼스널컬러 진단 후기

by 피클북덕 2021. 3. 20.

생일선물 대용으로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아보았다. 사실 피부가 너무나 누런 편+찰떡 립 컬러도 너무나 뚜렷해서 내 퍼스널컬러에 대한 직감이 서긴 했으나...그래도 앞으로 살면서 화장할 날이 아직은 더 많기에, 흔쾌히 시도해 본 것이다.

 

혈육과 나까지 2인 진단에 총 2시간이 소요되었고, 1인 8만원X2=16만원이 총 지출액이었다(예약금 포함). 내가 간 곳은 예약금이 1만원 정도 있었고, 그 예약마저 굉장히 힘들었다. 나중에 그 진단소 원장님 SNS를 확인해보니 최소 다음 달까지는 예약이 꽉 찬 것 같았다. 주말은 다다음달까지 찼다. 아무튼 생각보다 경쟁률이 세서 좀 놀랐다. 지방이라 진단소가 많이 없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총체적인 만족도부터 매기자면 일단 ★★★★☆가 되겠다. 생각보다 상세했으나 가격을 생각하면 돈 값 정도인 것 같고, 장기적 스타일링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이득인 것 같다. 혹시나 우연찮게 이 글을 볼 사람들을 위해 어떤 과정으로 진단이 이루어졌는지, 추가적인 서비스는 무엇이었는지를 차례대로 기록해본다.

 

1. 퍼스널컬러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이런 식으로 양쪽을 대조함(사진 출처 : NEWSIS/텐아시아)

 

퍼스널컬러가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해준다. 봄웜 여름쿨 가을웜 겨울쿨정도만 알고 들어간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연예인의 메이크업, 패션을 예시로 들어주셔서 이해도 잘 갔다. 헤어 컬러, 메이크업 색조, 옷 색깔에 따른 이미지의 변화 뿐 아니라 얼굴형의 변화 등 착시도 경험할 수 있었다. 사실 막눈인 내 입장에서는 진단사의 섬세한 시각을 따라가지 못해 몇몇 경우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했으나...그 중요성 자체를 머리로 이해할 수는 있었다.

 

2. 천과 내 피부 대조

 

직접 찍은 사진


이런 천들을 내 피부에 일일이 대서 맞는 톤, 맞지 않는 톤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작업이다. 1의 단계가 이성적 이해였다면, 이건 굉장히 감각적이고 언뜻 소름끼칠 수도 있는(?) 단계이다. 여기서 본인의 예상 톤과 실제 톤의 괴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같이 간 혈육의 경우 5-6년간을 웜으로 알고 있었는데 겨울쿨로 진단받아서 나까지 멘붕에 빠졌었다...다행히 나는 전술한 바와 같이 너무도 뚜렷해서 큰 손실이 없었다. 느낌상 약간 묵혀놨던 주식 뚜껑 열어보는 거랑 비슷하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 십년까지 투자하고 소비했던 컬러 패턴의 지각 변동을 한 순간에 맞게 되니. 근데 이건 밑져봐야 본전인게 차이

역시 막눈인 내 케이스는 몇몇 소수 색의 경우 진단사가 말하는 컬러톤이 크게 와닿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ex : 스프링 라이트+어텀 뮤트+어텀 딥인 나의 경우 청옥색, 병아리색 등도 어울린다고 했으나 사실 이 두 색의 경우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색만 그런거니까 괜찮다. 전문가를 믿는 게 더 편하다. 그리고 패션의 경우 유니폼 입는 것 아니면 자기 선택권이 존재하니, 최대한 피하면 된다.   

 

 3. 파우치 체크 및 화장품 분류

개개인 파우치를 열어서 기존에 쓰고 있던 화장품들이 자신의 톤과 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를 알려준다. 직업이라지만 상당히 빠르게 분류하셔서 놀랐다. 이를 통해 눈물의 폐화장품 생산 과거의 화장품 소비습관을 반성할 수 있다. 혈육의 몇몇 화장품은 자연스레 내 차지가 됐다. 여태까지 나랑 톤이 일치하는 줄 알았는데 나만 그 예상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4. 톤에 맞는 메이크업 체험

 

대충 내 톤이랑 제일 비슷한 이 헤어+메이크업. 갈웜.

 

말 그대로 진단받은 컬러를 토대로 메이크업을 받는다. 나의 경우는 원래 하던 스타일과 비슷했지만, 컬러 지각변동을 겪은 자들은 어색하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전술한대로, 혈육은 예상톤과 달라서 진짜 생각지도 못했던 메이크업을 받았는데, 잘 어울렸다! 상당히 신선하다. 비유하자면 앞뒤가 헷갈리는 옷을 다시 편안하게 돌려 입은 느낌. 이 과정에서 돈 쓴 보람을 느낄 것이다.

5. 퍼스널컬러 최종 진단서 작성 및 컬러, 화장품 참고카드 배부

 

컬러 카드
진단서


진단만 하고 얼레벌레 잊어버리지 않게 최종 진단서, 스타일링에 참고할 만한 컬러카드도 주신다. 추천 화장품도 있는데, 주로 백화점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이 많았다. 맥, 나스, 클리니크 등등. 아마 보편적이고 일정 퀄리티가 보장되니 그렇다고 추정해본다. 진단서와 카드는 선택장애를 유발하는 색조화장품 구매 시, 혹은 옷 구매 시 매우 유용할 것 같다.

 

체험기는 처음 써봐서 뭐라 마칠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퍼스널 컬러, MBTI등 자신을 파악 겸 표현할 수 있는 정체성 탐구가 핫하니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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