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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알음알음

현 일본 여자피겨 원탑, 키히라 리카

by 피클북덕 2021. 2. 26.

 

일본은 이토 미도리 이후 상당히 트리플 악셀에 집착해왔다(치팅 악셀로 유명한 아사다 마오만 봐도...).
트리플 악셀만 성공시켜도 메달리스트로 거론되고, (일본 내외에서) 유망주로 금세 떠오르던 여싱의 시절도 있더랬다.

그리고 현재, 이 트리플 악셀은 트루소바를 필두로 한 러시아 피겨강자들에 의해 거의 세계 정상급 선수의 베이스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은 4회전 시대니까.

이들에 의해 세계 선수권에서는 조금 밀리지만, 그럼에도 현 일본 여자싱글 원탑을 유지중인 한 선수를 소개하려 한다. 아까 말했던 트리플 악셀을 기본기로 깔고, 현재 4회전 점프 중 하나인 쿼드러플 살코까지 성공시킨, 미래가 창창한 선수이다.

왜 하필 하고많은 탑 스케이터들 중에서 일본 선수냐 물으면 그냥 국적을 떠나서 이 선수가 현 내 최애이기 때문이다. (2014년에 은퇴한 연느를 끌고 오고싶지는 않았지만 한국인 정서상 어쩔 수 없는듯) 아웃엣지의 정석 럿츠를 구사하는 것, 그리고 그 정석 추구로 인해 발목 부상으로 고생한 것, 화려한 코레오와 스텝 시퀀스가 연느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쯤 돼서 예상해보는 다른 피덕의 의문 : 코스톨이 더 트랜지션이랑 점프 지체 시간이나 스텝에서 우수한데?

-> 코스톨 스텝이 내 취향이 아니다. 그리고 리카도 스텝4 어지간하면 받았던 걸로 기억.

키히라 리카, 2002년 생으로 현재 만 18세이다.




키히라 리카





그럼 손수 만든 움짤로 이 선수의 장점을 정리해 볼까 한다.

1.트악+쿼드를 모두 갖추었다

 

파워트악(2020 일셔널 쇼트)
(2020 일셔널 프리)
(2019 그랑프리 쇼트-이 점프는 만점에 가까운 가산점을 받음)
4회전 살코점프, 쿼드살코



이번 2020 일본 내셔널에서 처음 쿼드살코를 성공시켰다.
현재 트리플 악셀+4회전 점프 모두 가능한 선수가 트루소바, 질리나, 발리예바 정도로 알고 있다(연습 영상 본 걸로 기억할 수도 있으니 댓글로 지적 부탁) 모두 러시아 선수들인데 키히라가 유일한 아시아계이다.

2.정석 럿츠

피덕 아니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의외로 럿츠를 정석으로 뛰는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럿츠는 (오른발잡이 기준) 도약 시 왼발목을 꺾고 오른발로 토를 찍어 도약하는 점프이다. 애초 타 점프에 비해 발목에 무리가 꽤 가기 때문에 점프 6종(토룹<살코<룹<플립<럿츠<악셀 순으로 점수가 높음)중 두 번째로 배점이 높다.

리카는 럿츠를 정석으로 뛰는 스케이터였으나, 이 럿츠 때문에 발목 부상을 입어 시니어 몇 시즌동안 럿츠를 빼고 플립으로 구성을 대체하기도 했다.

2020 연말 일본 내셔널을 보니, 다시 치료해 구성에 넣은 듯 하다. 다행이다.



정석엣지의 트리플 럿츠+더블토룹




3.무릎을 깊게+다각도로 쓰는 스케이팅 스킬

스텝이 매우 훌륭하다. 나의 입덕도 스텝에 의해 시작됐다.



죽음의 무도가 생각나는 촘촘한 스텝안무



스텝을 잘하는 스케이터들은 음악을 그저 3-4분간의 배경으로 쓰지 않고, 박자를 쪼개 그 선율의
세세한 특징을 안무로 표현한다. 물론 레벨4를 충족하는 여러 어려운 회전요소, 엣지까지 갖춰서. 그 과정에서 깊은 엣지는 선수의 스케이팅 기본 스킬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표현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무릎을 정말 많이 쓰는 걸 알 수 있다. 무릎관절 걱정될 정도.
Breakfast in bagdad의 스텝시퀀스




피겨의 참맛은 역시 점프보단 스텝에서 나온다.(((주관)))
19-20시즌 쇼트였던 <Breakfast in bagdad>는 꼭 한 번 보길 추천.

International Angel of Peace(19-20 프리)의 코레오 시퀀스




+스텝 뿐만 아니라 레이백의 회전 속도도 준수함





현재 베이징 올림픽 유망주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모두 러시아 선수들이다.
트루소바,쉐르바코바,코스토르나야(근데 코스톨의 경우 이번에 체형 변화때문에 트리플 악셀 잃어서....좀 애매해졌다. 뭐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러시아 주니어 선수들. 한 마디로 러시아 국기로 포디움이 모두 통일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키히라가 이런 피겨판에 또다른 변수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화려하고 조밀한 스텝도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

마지막은 처음 볼 때 ㄴㅇㄱ하게 만들었던 한 손 덤블링.

 

이 짤은 피겨 커뮤니티에서 주워왔다

+)2022.02.14 추가

피겨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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