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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쉬운 클래식

나의 첫 클래식 입문기-슈만의 헌정(Widmug)

by 피클북덕 2021. 2. 24.

2021.02.21 - [생각보다 쉬운 클래식] - 나의 첫 뉴에이지 입문곡-A winter story

 

나의 첫 뉴에이지 입문곡-A winter story

2019년 12월, 클래식 라디오프로를 진행하는 모 아나운서를 덕질하던 시기였다. 그의 산뜻하고 조곤조곤한 말투가 힐링이 되어 재수 하반기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덧붙이자면, 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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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 때였다. 8일간의 대여정 중 첫 날 김동률을 영접하게 됐다. 

아아 률멘....률콘은 언제나 옳다

 (사진 출처 : http://www.sisa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44350)

당시 나는 클래식의 ㅋ도 모르는(전술했던 뉴에이지 사례와 동일), 가요+인디밴드 리스너였다.(2018년 콘서트에서 포레스텔라가 김동률과 함께 장엄하게 레퀴엠 부르는 무대에 감탄해놓고도 클래식 입덕은 안했었음)

 

김동률의 콘서트에도 여느 대부분의 콘서트처럼 인터미션이 있다. 2014년부터 가기 시작했었는데 대부분 영상을 틀어줬던 반면, 그 해엔 그의 친구인 피아니스트 김정원 씨가 연주를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두 곡 정도를 연주했었는데, 첫 곡은 조금 지루했던 반면(나중에 알고보니 Brahms-Intermezzo였음), 두 번째 곡은 클알못에게도 굉장히 아름답게 들릴 정도로 옥구슬 흐르는 건반 소리가 청명하게 귀에 박혔다.

 

쌀 한 톨이 저울을 기울게 만든다고 했던가, 그 곡 역시 내 전반적인 음악 취향을 클래식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바로 슈만의 헌정(Schumann-Widmug)이다.

 

본래는 가곡으로 작곡되었는데, 후에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편곡을 해 재탄생시켰다. 그의 화려한 피아노 테크닉만큼 헌정도 평범한 세레나데(슈만이 아내인 클라라에게 결혼식 때 헌정한 곡이라 헌정이다. 가사도 그의 사랑 고백이 전부임)에서 넘치는 기교가 매력적인 곡이 되었다.

 

초반에는 (아까 말한 브람스의 인터메쪼만큼) 잔잔하게 흐르다, 중반 부분을 지나면 그 진가를 조금씩 드러낸다. 클래식 초짜를 매료시킬 만 했던 그 화려함 말이다.

 

개인적으로 몇몇 곡은 특정 연주자의 연주만을 듣는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의 경우 백건우의 연주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4번 1악장이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조성진 연주로 듣는 등 주관적인 취향임), 이 곡은 내가 처음 들었던 김정원이나 손열음, 크리스티안 짐머만 등 여러 연주자의 버전으로 듣는다. 연주자마다 조금씩 박자나 강세 등 표현이 제각각이지만, 그 개별적인 매력을 탐구하는 데에도 꽤 좋은 곡인 것 같다.(사실 아직 클래식 입문한지 1년 조금 넘어서 그걸 다 구별할 만큼 귀가 트이지 않았음에도)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 포인트가 있는데, 마지막에 흐르는 '아베 마리아' 선율이다. 계이름으로는 라-라#-라-도#-시-라 가 되겠다.

 

처음 들을 땐 잘 들리지 않았는데, 많이 듣다 보니 자연스레 귀에 익게 된 부분이다. 

 

클래식을 단순히 안정용, 수면용 음악으로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싶은 음악 1순위이다. 그들도 클래식의 진가를 알아 클래식 시장이 지금보다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진짜 이러다 나중엔 전공자나 마니아 외엔 아무도 유입 안 되게 생겼으니 말이다.)

 

영상은 처음 내 귀에 클래식을 '헌정'했던 피아니스트 김정원씨 버전.

 

youtu.be/CiB9Ut11TuI

 

+)클래식까지 접수한 김동률의 인맥은 어디까지인가...동률옹 MBTI 나랑 비슷해보이는데(=아싸) 인싸였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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