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역들이 말하는 크리스토퍼 플러머

지난 2월 5일, 고전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본 트랩 대령을 연기했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가 별세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연극 배우로 출발해 다작을 하며 한평생 연기에 몸바쳤던 그였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은 그 자신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비록 사오뮤가 그를 스타로 만들어 주었던 작품임에도). 오죽하면 그는 제목을 <사운드 오브 뮤커스('가래'라는 뜻이라 함)>이라 조롱했을까.
그럼에도 대중들이 기억하는 건 영화 내 표면적 캐릭터이기에, 그는 자신의 선호와 상관없이 불멸의 대령으로 남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관람했건, 그렇지 않건 이 영화 내의 그를 접한 모두가 그렇게 느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인생 영화였기에 그와 관련된 스토리를 더 듣고 싶었다.
그러다가 유튜브에서 영국 TV 프로그램, <The morning>의 사운드 오브 뮤직 아역들의 최근 인터뷰를 발견했다.
그의 비보가 전해진 직후, 보도를 전하며 섭외한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에 올리는 것 자체가 공유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겠지만, 그보다는 인생 영화에 대한 개인적 추모 차원에서 몇몇 토막들을 번역해 보았다.
(※내 영어가 부족해서 나름 핵심+질문 의도가 명확히 파악되는 것 위주로 해석해 보았다. 미리 발번역 주의)





여성 진행자 : 영화에서 쓰던 커튼옷 천이랑 쿠션이랑 같은 천인가?
데비 터너 : 비슷한 것이다. 사실 정확히 같진 않은데 비슷한 것이다.
남성 진행자 : 당신이 그것들(themes인지 things인지 잘 안들림)을 가능한 한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했으면 좋겠다.(가능한 한 널리 퍼뜨렸으면 좋겠다는 의역...)
데비 터너 : Masks.(코시국 전용인듯)



질문은 이제 안젤라 카트라이트에게 향하며 본격적으로 크리스토퍼 플러머에 관한 질문이 시작된다.
남성 진행자 : 크리스토퍼 플러머와 일하는 것이 어땠나? 사운드 오브 뮤커스라고 말하기도 했었지 않았나.
안젤라 : 처음엔 그가 (본래 나이보다) 더 나이가 들어보였었다. 또한 그가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 왔는지 알게 되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연극으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중략)...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그런식으로 말한 것(=사운드 오브 뮤커스)을 조금 후회하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그가 (사운드 오브 뮤직 내의 본 트랩) 그저 스윗하기만 한 캐릭터에게 매력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실제로는 스윗가이보다는 툴툴쟁이에 가까웠으니).
나는 재능있는 그와 일하는 것이 좋았다. 그를 잃은 것이 유감이다. 91살의 롱런이었음에도.

여성 진행자 : 배우인 당신에게 크리스토퍼의 연기는 꽤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 같다.
니콜라스 : 물론이다. 그는 배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보여주었다. 연기에 대한 집중, 헌신 등등...
그가 밝고 쾌활한 줄리(=마리아 역을 맡은 줄리 앤드류스)보다 시크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하러 온 것이었고, 아이들은 그에게 마리아만큼의 편안함을 느끼면 안 됐다(스토리상 그러하므로). 줄리가 농담도 곧잘 하고, 아이들과 친근하게 놀았고, 노래도 부르고 즐거워하던 반면에 크리스토퍼는 우리와 거리를 뒀다. 나는 그것이 명백하게 옳은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줄리에 대한 얘기도 조금 나누었다.
당시 20세기 폭스사는 파산 위기였는데, 그 상황에서 찍었던 영화에 겨우 27살이었던 줄리 앤드류스가 이뤄낸 성과는 어마무시했다는 얘기도 곁들임. 니콜라스 : "제 생각엔 모두가 그녀를 매우 매우 좋아할 것 같아요."

그리고 줄리가 <메리 포핀스>에 나오는 노래도 가르쳤다 한다.
안젤라가 말했는데 그 이후는 해석 불가. 그 곡 가사인듯...

니콜라스 : 그와 함께 시작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고 기쁨이었다. 훌륭한 12개월(의 촬영)이었다.
여성 진행자 : (데비에게 질문) 당신은 영화 촬영 당시 상당히 어렸는데, 이전에 마르타 역에 대해 들어봤었거나, 그 역을 하기를 원했었거나 했나? 당시 나이로서는 꽤 버거웠을 것 같다. 당신의 그 역이 얼마나 큰 무대에서의 배역이었는지에 대해 깨달았을 때는 좀 시간이 지난 후였을 것 같다.
데비 : 난 7살이었고,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오, 좋아! 내가 영화에 나오다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내 첫 영화였고, 이전에는 TV 광고만을 해봤었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고, 얼마나 사랑스러운 역할인지 몰랐다. 그러나 (이후엔) 굉장하다는 게 드러났다.

2010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7명의 자녀들과 줄리,크리스토퍼가 함께 출연해 즐거운 만담을 나눴던 것이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완전체 출연이 되었다. 그 이후 치매 등의 질병으로 인해 떠난 멤버들이 있었기에 모두가 60주년을 맞을 수는 없었다.


니콜라스 : 그럼에도 우린 이메일로 여전히 소통하고, 함께 모이기도 한다. 우리는 유대감이 있다. 그것은 특별한 영화로부터 얻은 우정이다. 여자들,듀안(넷째 커트 역의 듀안 체이스),킴(막내 그레틀 역의 킴 카라스) 모두 사실상 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알아온 사람들이다. 그건 우리 모두에게 사실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기억을 영화를 통해 갖게 됐다. 그것은 세계적인, 특별한 명예이다. 그 기억은 우리를 뭉치게 하고 우리가 잃지 않을 요소이며, 난 굉장히 이를 소중하게 여긴다. 난 그 사람들 역시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We are the Non Trapps(찾아보니 '가짜 트랩가' 정도로 해석 가능)."
인터뷰 끝내려고 하는 와중 남자 진행자의 추가 질문.
"데비, (영화) 세트에서 뭐 가져온 거 있나요?"
아까 커튼옷과 현재 쿠션 디자인 관련해 나온 질문인듯.

"없어요. 그러길 희망하지만...없습니다ㅠㅠ"
남자 진행자 : 없군요. 그냥 쿠션만 있군요ㅋㅋ

안젤라 : 우린 뭐 훔치거나 가져오지 않았어요. 우린 그저 잘츠부르크(잘 안들렸는데 이게 가장 발음상+문맥상 근접했다)에서 가져온 황홀한 기억만 있을 뿐이에요.

"Nicolas, nothing?"
"Yep(웃음).Thank you, very much."

그 세트 얘기 뒤에도 조그마한 토크가 조금 더 있었다. 근데 화상 연결+내 영어실력 한계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단어 조금씩 끼워서 맞춰본 바로는 이 역시 기억에 대한 소중함 등을 얘기한 듯 하다. 비행기 표 얘기나, 지금은 그 세트 물품을 가져오고 싶다는 얘기도 간간히 들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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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youtube.com/embed/7eWvRXXhj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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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저 영상 내의 니콜라스 해먼드가 리즐역 차미안 카의 사망 이후 참여한 헌정 영상.
죽음은 또다른 불멸이다.
사람의 불변성은 유일하게 죽음으로써 완성되기 때문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영화 원작자의 트랩 가족과, 출연 배우들의 명복을 빈다.
www.youtube.com/embed/lbbCyIjl1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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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본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