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슬람 페낭, 말레이시아 알로스타(Alor Setar) 여행기
말레이시아 대표 관광지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를 비롯하여, 페낭, 이포, 랑카위, 코타키나발루 등이 있다. 하지만 관광지보다는 조용한 도시에서 혼자 거니는 걸 선호하는 성향인 나는, 적당한 소도시 투어를 고민했더랬다.+기차로 갈 수 있는 곳... 말레샤 버스 너무 늦게 오고 트래픽 잼도 심해서 정시개념이 거의 희박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 Kedah(현지발음 : 크다) 주의 Alor setar(알로스타)를 골랐다. 크다 주의 주도인 이 도시는, 이슬람 비율이 조금 더 높으나 작게 차이나타운 비슷한 곳도 있으며, 태국인들도 많이 정착해 태국 식당과 태국식 불교 사원도 많다. 한 마디로, 다문화의 정점인 도시랄까. 태국 국경과 가깝고, 강이 있다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예전부터 무역이 발달한 이유도 한 몫한다.
Day1)
기차 내부는 한국과 비슷했으나, 여닫는 테이블 틈새가....매우 더러웠다. 오며 가며 모두. 위생관념 차이는 늘 어쩔 수 없음을 체감한다.
무슬림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보는 다양한 이슬람 사원들을 많이 찍어놓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절대로 못 보는 풍경이니..
갈 때랑 올 때 메뉴가 좀 달랐다. 기차바이 기차인 듯하다. 나시르막이나 미훈(Mee hun) 정도는 기본인 것 같았다. 나는 치킨 샌드위치(6링깃, 약 1800원)와 뜨거운 커피를 골랐다.
태블릿을 놓은 이유는 장장 4시간 반짜리(!) 기차 안에서 넷플릭스 보려고였는데, 생각보다 기차가 많이 흔들려서 포기했다. 라식 전 난시를 경험한 자는 대중교통 안에서 책이나 전자기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근데 중간중간 조금만 봐도 머리아픔ㅠ)
그렇게 하루의 1/6에 육박하는 시간을 달려....알로 스타에 도착했다. 역시나 날씨가 너무 쨍하고 좋았다. 첫 관광지로 선택한 곳은, 블랙 모스크 Masjid Zahir.
그리고 실물도 밤낮 가리지 않고 상당히 예뻐서, 오며가며 볼 때마다 3일 내내 사진을 찍었다. 진짜 명물이다.
참고로 1912년에 지어져서 100년 좀 넘었다. 그것치고 관리도 꽤 잘됐고..
조형물 양식들이 다 서구적인 느낌+이슬람 종교 색채가 더해져 오묘하게 예뻤다. 꽤 많은 서말레이시아 국내 여행을 다녔지만 이 도시가 인상깊었던 이유이다.
도시 전체가 상당히 작다. 웬만한 볼거리(이따 나올 쿠알라 케다 제외)는 다 도보로 가능한 수준인데, 길을 찾을 때 이 타워를 이정표로 삼으면 꽤나 유용하다. 특히나 나같은 길치에겐 더더욱.
TBH 푸드코트였다. To be happy의 약자였나 암튼...그랬다. 다른 곳을 가고 싶었는데 뭔가 다들 쉬는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음식점이 왜 낮에 쉬는 분위기지? 술집도 아닌데? 이거에 대한 해답은 거의 마지막 날쯤에나 알 수 있었는데...
여긴 밤에 더 활발한 도시이다. 아까 봤던 타워 중심으로 공원 형성이 꽤 잘 돼있다. 그래서 밤 12시까지도 꽤 사람들이 산책을 많이 다니는 편이다. 쿠알라룸푸르 부킷빈탕 이외에 말레이시아에서 이런 풍경을 처음 봐서 꽤 신기했다.
말레이시아 어느 식당을 가도 실패할 확률이 정말 적은 볶음국수. 팟타이에 향신료 뺀 맛.(그래서 방콕갔을 떄 팟타이가 그렇게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지리적으로 비슷하면 음식문화도 비슷한 듯하다.
차쿠이티아오는 6링깃(1800원)으로 진짜 동네 중국식 푸드코트보다도 저렴했다(거긴 7.5링깃). 여긴 진짜 음식점 물가가 상당히 싸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거 말고도 15링깃짜리 코코넛버터치킨을 시켰는데...폰이....왜....저장을 안했는지 모르겠다. 분명 찍었는데.
그것도 진짜 맛있었다.
중국식 푸드코트이긴 한데, 태국 국경과 가까이 있는 지역이라 태국 요리도 종종 보였다.
여자는 히잡 써야되는 게 너무 불편하지만...심지어 남이 쓰던거라 더 찝찝하지만....어쩔 수 없지. 그래도 내부 건축 양식은 아름다움 그 자체라, 한 번씩 삘받으면 들어가보게 된다. 한국에서 못 하는 경험이라 더더욱 그런듯.
일단 히잡을 안 쓰고 들어가면 입구에서 제지당한다. 내 경우 번역기 돌려서 히잡을 빌릴 수 있냐고 물어봤고, 나중에 빌려주심. 모스크는 외국인이 오면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가이드도 해 주신다. 이 번이 두 번째인데 모두 가이드를 받았고, 만족스러웠다. 근데 첫 번째 모스크와는 다르게 이 아저씨는 나한테 찝적댔다
묘하게 서양식 건축물 느낌도 있고..
귀국일이 가까워지니 이런 '말레이시아스러운', 혹은 한국에서 못 보는 풍경만 보면 맨날 자동 카메라 셔터 장전...
아 진짜 예뻤다. 모스크 다른 곳 한 번 더 가야되나.
쿠란 꽂혀 있는 곳도 소개해주셨다. 내용 궁금해하진 않았는데 그냥 보여주심. 아랍어(말레이어를 지금은 영어 알파벳으로 표기하지만, 옛날엔 아랍어로 표기한 걸로 안다) 버전과 영어 번역 버전이 두 개 있었다.
이 분이 나보고 읽어보라함....네...? 일단 읽긴 읽음.
아저씨 : 너 이거 읽을 수 있음?
나 : 아니
아저씨 : 왜 못읽음?(이거 두 번이나 물어봄)
나 : 님 한국어 알음?
아저씨 : 아니
나 : 똑같음.
아저씨 : (당황)
이 아저씨가 계속 나랑 사진찍고(내 폰으로 찍은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본인 폰으로 찍음), 내 사진 찍고, 자꾸 사진 찍을때도 신체접촉하거나 그래서 나중에 빡쳐서 왜 자꾸 만지냐고 화냈다. 무슬림 여자랑 외국인 남자도 접촉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무슬림 남-여는 물론이고.
나중에 구경 끝나고 이 아저씨가 한국 언제 돌아가냐, 한 번 더 볼 수 있냐고 해서 "Why do you see me?"라고 대놓고 거절했다. 아저씨도 대놓고 당황했다. 또, 자기 번호 주겠다(비슷한 variation을 꽤 많이 당해봐서 아는데, 여기는 한국과 다르게 상대 번호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주는 게 보편적인듯)고 했는데 싫다고 2번 거절했다.
뭔가 이런쪽 패턴은 늘 똑같다. 니가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지도 모르니~ 번호 받아가렴~(variation : 친구가 필요할 지도 모르니~, 구경시켜 줄 현지인이 필요하니~). 이런 개수작 거는 사람들 패턴이 진짜 너무 똑같아서 소름끼칠 지경...
어떻게 이렇게 잘 아냐고? 이 직원 말고도 택시기사나, 공항 직원한테도 당했다. 대충 내일모레 사십줄인 아저씨들한테... 이 나라는 혼자 다니는 여자를 왜 이렇게 개무시하는가?
처음엔 당황해서 소심하게 거절하거나 그냥 받아갔는데, 이젠 걍 대놓고 거절한다. 심지어 이 아저씨는 자꾸 만지길래 진짜 빡쳐서 더더욱 아무렇지 않았다. 사진찍을 때 대놓고 한쪽 팔로 안고 밀착해서, 지나가던 다른 직원아저씨가 제지할 정도였다.
왜 이렇게 말레이시아에 모스크가 많은가 했더니, 매주 금요일인가 모스크에 가서 예배드리는 게 의무라고 들었다(확실치 않음). 우리나라 교회야 뭐 특정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도 될 수 있으니 우후죽순 생기는 게 그렇다 쳐도...여기는 진짜 꽤 자주, 이런 돔형 모스크가 있어서 신기하다. 그리고 이 도시엔 더욱 그 밀도가 높았다. 아무래도 인구 비율이 이슬람이 좀 더 많아서 그런 듯하다. 페낭이나 이포같이 중국계 말레이시안 비율이 높은 곳에 가면 절이 많다.
신발 벗는 건 힌두교 사원가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식 사원만 신발 벗는 빈도가 제일 낮다.
알로 스타 타워는 이렇게 실내뷰, 야외뷰(좀 더 고층) 두 개중 선택하여 티켓을 끊을 수 있다. 실내 뷰가 11링깃 정도였고, 야외 꼭대기 뷰가 이거의 두 배 조금 넘는 가격이어서 그냥 실내뷰로 봤다. 창문이 조금 더러웠으나 열려있어서 사진 찍기엔 지장이 없었다.
저 하얀색이 내가 갔던 내부 뷰고, 그 위 노란색 조명쪽이 실외 뷰로 추정된다.
이 타워 뒤에 eco mart가 있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전 상품이 2.4링깃(720원)인 Ninso와 같은 가격이다. 근데 먹을거 종류는 좀 더 많은 듯하다! 심지어 더 깔끔해서 만족...
보통 이 제품은 말레이시아에서 5링깃 (약 1500원)정도이다. 고속도로에도 이 브랜드 곤약젤리 광고가 정말 많다! 일본꺼 아니고 말레이시아산이라 방사능 위험(예전에 살짝 이슈되었던 적이 있었다)에서도 좀 덜할 것 같아서 사먹어봤다. 모두가 아는 그 맛...! 몇 개 더 쟁여올걸 하고 지금까지도 후회중이다.
Day2)
무료이고, 신발 또 벗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주마다 왕이 있는데, 이 케다 주의 왕실 역사를 기록한 박물관이다. 한 번쯤 볼만 했다. 왕실에서 사용하던 식기류나 총 같은 것들도 전시되어있어 흥미롭다. 신기한 건 왕이 40-50년 전쯤 사용하던 골프가방과 채까지 전시해놓았던 것. 현대물품을 박물관에서 보다니...!싶은 이질감이랄까.
말레이시아는 각 주마다 주기(주의 국기, State flag)가 있다.
이 타워와 공원쪽은 밤에 버스킹 공연도 하고, 경찰도 밤12시 가까이까지 있었고, 스케이트를 타거나 앉아서 야식먹는 사람들도 많고...한국 공원이랑 비슷한 분위기여서 좋았다. 말레이시아로 교환학생 와 있는동안 치안문제 때문에 밤에 잘 나가질 못했다. 여름은 밤산책이 최고인데ㅠㅠ 살이 급격하게 찐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음식도 기름지고 달고 짠데 소모할 곳이 많지 않으니..
1층짜리에다가 미술 전시품도 엄청 많다! 정도도 아니었고, 작품도 그냥 그저 그랬는데 그냥 외관이....넘사... 나는 아무래도 이런 건축 양식이 취향인 게 확실하다.
옆에 0km라고 써진 건 교차로 중심에 있는, 또 다른 알로스타 랜드마크 중 하나.
우리나라에서 현재는 흔치 않은 풍경2...
비단 이 이발소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상점들이 문이 없다. 그리고 에어컨도 없다.
일단 본인기준 국룰인 아메리카노 노슈가부터 시킨다. 가끔 안물어보는 경우엔 슈가 첨가가 기본이니 씁쓸한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꼭 노슈가를 외치는 걸 잊지 말자.
락싸를 말라카에서도 먹어보고, 프랜차이즈인 마담콴에서도 먹어봤다. 다 내 입맛에 맞아서 사라왁 락싸는 뭔가 다른가 했는데,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말라카에서 먹었던 게 좀 더 신맛이 강했던 걸로 기억한다(이 역시 입맛 바이 입맛, 점바점일 수 있다).
스티커로 가린 건 내 카드 번호가 적힌 영수증이다.
어쨌든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커피도 맛있었음.
2층 복도에 있는 소개글을 읽어보니, 여기가 예전에는 감옥이기도 했다가, 후엔 중국인들 아편굴로도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개조해 이렇게 카페로 만든 것이다. 역사를 알고 나니 갑자기 살짝 으스스해졌다.
실제로 사장님이나 종업원들도 대부분 차이니즈 말레이시안이었다.
디저트는 레몬타르트와 헤이즐넛 크림이 샌드된걸로 추정되는 빵이었다(여행블로거는 못되는 이유 : 맨날 뭐 먹었는지나 가격을 까먹음). 아 근데 그거치고 가격이 너무 쌌다... 쿠알라룸푸르는 진짜 한국 카페 가격이랑 거의 비슷해서, 저 정도 인테리어나 역사를 가진 카페에서 이 정도 양의 음식을 시키면 12000원-15000원 뚝딱인데 여기는 다 합해서 8800원가량 나왔다. 핫 아메리카노가 8링깃에서 9링깃 정도 했다. 디저트도 맛있어서 기절....왼쪽 레몬타르트 저거 하나 더 먹고싶은데....
여기는 알로스타 한 번 더 온다면 재방문 의사 300%이다. 와서 바스크치즈케익 먹어볼거임.
모두 사장님 개인소장품이라 한다. 나도 뭔가 미술작품 척척 사모을 수 있는 재력을 갖고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화창한 날의 구름과 노을을 보고 있자면, 한 번씩 여기서 눌러앉아 살까 하는 유혹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화장실에 휴지 없고 위생 안좋을 때마다 재차 단념
근데 화장실에 물비누 떨어진 건 감성적이지 않았다 흑흑
근데 중국음식 푸드코트 음식값이나 다양성 보면 또 페낭이 생각나기도 한다. 물론? 가격은 페낭의 1/2 수준이다. 진짜 여기는 로컬 중의 로컬 느낌인지라.
강은 알로스타 시 전체를 관통한다. 이 곳이 벼농사와 어업, 무역까지 발달한 이유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뭔가 전라도 쪽 포지션이지 않을까 싶다. 평야와 항만까지 모두 갖춘 서해안.
전망대도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공사중.
Pekan rabu는 말레이시아 전통 디저트나 과자류, 향신료, 옷을 파는 스몰 동대문시장 같은 느낌이다.
근데 구글맵 리뷰처럼 진짜 다 똑같다.... 이렇게 장사를 하면 경쟁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Bahulu 빵을 직접 굽는 곳이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냄새가 진짜 대박이었다...하나 먹어볼걸 조금 후회중.
5링깃.
커피랑 먹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푸석한 코코넛 디저트가 한국인 입맛에 그렇게 잘 맞는 것 같진 않다.
2023년인데 폰 화질이 왜 이렇냐고 묻는다면,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에서 사용한 폰이 고장난 이후로 제일 싼 걸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실제로 이 폰은 17만원 짜리이다...(TMI) 역시 삼성이 제일 믿을만해 그냥 몰에 있는 삼성 매장 들어가서 제일 싼 거 샀다. 근데 2021년에 이런 카메라를 장착했던 삼성도...........아니 아무리 외국 수출용 A02여도 그렇지..
부모님과 아이들이 같이 타고 있었다. 꽤 늦게까지 탄다. 11시 넘어서까지도 보았다. 혹시 나처럼 혼자 와서 타는 사람도 있나 했는데 없어서 마음을 접었다.
Day3)
왜 간장종지와 젓가락이 한 벌씩 더 있냐고? 그건....내가 파쿠뗴를 시키면 밥이 기본 포함인지 모르고 하나 더 시켰기 때문이다. 나중에 상황설명하고 다시 환불받았다. 아, 파쿠떼는 중국식 한약돼지탕같은 느낌이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맛.
이 파쿠떼는 간장국물 맛이 진하고, 유부도 좀 덜 들어있었다. 쿠알라룸푸르 차이나타운에서 2배 가격(25링깃) 주고 먹었을 때는 한약재 맛도 나고 유부도 큼직하고 맛있었는데...가격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왼쪽은 돼지고기+후추에 뭔가 쫄깃한 검은 만두피같은걸 두른 딤섬이었다. 오른쪽은 새우 딤섬이었다. 한 접시당 4.5링깃(약 1,350원쯤)
이 곳은 시내 이동이 그랩 5링깃으로 통일되는 게 너무 좋다. 그만큼 손님 수요도 많진 않다는 뜻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도시가 작아서 그러한 듯하다. 차로 30분가까지 걸리는 Kota kuala kedah(이따 나오는 요새)도 갈때 16링깃, 올 때 14링깃이었다. 택시 왕복 1시간이 9,000원으로 퉁쳐지는 매직!
이런 곳 들어갈 땐 입구쪽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쿠알라룸푸르도 그렇고, 대부분의 공립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가면 필수.
뭔진 모르지만, 한국에서 보기 힘든 식물들도 다 찍어두는 편이다.
케다 주를 방어하던 요새였던 만큼, 군사적인 특징이 곳곳에 배여있었다.
이 박물관에서 새로 안 사실이지만, 여기도 싸우다가 조선의 을사늑약처럼 영국과의 굴욕조약에 합의한 아픈 역사를 지녔다. 내용이야 뭐 여느 식민국가와 같다. 이 항구에서 나는 세금을 다 영국에게 바치고, 이 항구에서 거래하는 물품들도 다 영국이(물론 말도 안되는 헐값에) 구매할 수 있고, 항구에 대한 전체적인 권한을 다 영국에 위임하고....
근데 일본도 가세해서 또 여기에서 이상한 짓 하고 다닌 게 킬포. 점령하고 또 사람 끌고가고 그런 듯하다. 일본 관련 섹션이 박물관 내에 따로 있었다.
허물어진 중세 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
신기하게 이 등대 설치 당시 태국(지리적으로 상당히 근처이긴 하다) 정부에서 돈을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나중에 여기에서 나오며 잡은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저기 수상가옥들이 어부들 집이라고 한다. 이 외딴곳에 누가 살지? 근데 왜 이렇게 집은 많은거야? 싶었는데 아직도 현업인 분들이었나 보다.
미처 찍지는 못했는데, 이 곳을 구경하는 사이 어부 한 분이 배를 타고 이 강줄기를 지나갔다.
알로스타는 소도시치고 또 괜찮은 카페들이 많아서 좋았다. 하나씩 두루두루 가보고 싶었는데 둘째날(Caffe diem이랑 사라왁 락싸집에서 총 2잔의 커피를 들이킨 날) 속이 안좋아서 fail.
작가 중 한국에도 한 번씩 오는 글로벌한 분들이 몇 분 있었다.
완벽한 인스타감성을 구현한 것이 한국의 카페같다.
하기사, 종교적인 이유로 말레이시안이 운영하기는 힘들다.
그나저나 여기 너무 괜찮았다...!
밤 10시 전까진 Happy hour여서, 3잔에 99링깃(약 29700원)이었다. 술 먹기 힘든 말레이시아에서 몇 개월을 살았던 나는 눈이 돈 나머지 냉큼 수락했다. 근데 메뉴판에 있는 칵테일들이 많이 없어서, 그냥 3잔을 다 cocktail of the day로 마셨다. 도수만 적으면 된다는 추가 요청사항을 반영하여.
근데 저 잔은 생각보다 좀 세서....반만 먹고 남겼다.
생각보다 어우 엄청 짜다는 아니었고, 그냥 무난한 소시지 맛. 뭐가 태국스러울까 싶어 한 번 시켰는데, 고수를 같이 준다는 점이 태국스러웠던 걸로.
휴대폰이 또 이상해서 두번째 잔의 사진을 못 찍었다. 근데 뭐 나름 맛있게 먹었고... 이름은 Miami beach였다. 뭔가 이 집의 스페셜 칵테일들은 다 도시나 지역 이름을 넣는 듯하다. 메뉴판에도 Around pekan cina와 Kedah sling같은 이름들이 있었다.
오렌지와 파인애플이 적절히 섞여 달달한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세 잔중 이게 최애.
두번째 잔부터 또 다른 안주인 Duck egg pasta를 시켰는데, 맛과 양 모두 괜찮았다. 아니 근데 또 사진이 날아갔다..
이 술집에서 들었던 Maroon 5의 Won't go home without you는 이번 여행의 주제가처럼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훅들어온 애덤 리바인의 음색이 이날 밤 내내 떠나지 않았다. 이게 혼술의 맛인 듯하다.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모든 감상들이 여럿이서 다닐 때보다 더 진하고 깊게 들어오는 까닭이다.
저렇게 밤에 둘러앉아 야식을 먹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주립 미술관쪽 난간에 앉아서 먹기도 했다..
밤 치안이 안좋은 게 좀 아쉽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이런 여름밤들을 그럼 어떻게 추억할 수 있단 말인가.
알로스타를 휘감는 강이라는 특징을 잘 살린 공원.
참고로 기차역 이름에 Sungai 진짜 많다.
어제 갔던 페칸 라부쪽 주변이다. 이쪽에 은행, 금은방, 시장까지 다 있는 격. 시가지이다.
그러므로 라자 강 광장이 되겠다.
Day4)
숙소 고를 때 1순위가 청결도+바선생X이다. 동남아쪽 숙소는 바선생이 진짜 너무너무너무 자주 나와서 이 기준으로만 필터링해도 전체 후보군의 70%가 정리된다. 진짜 바선생 단어 하나만 나와도 거르다 보면 그렇게 된다..
알로스타에 일단 호텔이 너무 없어서, 그 한줌 후보군에 이 기준까지 적용하다 보니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가격이 3성급인데 1박 5만원이 넘었다(심지어 이것도 최저가로 잡은거다). 근데 어메니티나 이런저런 부분들에 만족해서 후회는 없었다. 위치도 몰 바로 옆이라 편리했고, 광장도 바로 앞에 있어서 저녁에 산책하다 들어가기 좋았다.
한국 영화값이 너무 비싸서 귀국 후엔 갈 엄두가 안 날 듯한 영화관...
표값은 4200원인가 그 정도 했다. 4000원대 가격은 진짜 20년전 가격 아닌가ㅠㅠㅠㅠ
카라멜팝콘+콜라 세트도 4500원쯤 했다. 티켓+팝콘세트 다 합해서 8000원대 나왔다.
한국은 요즘 영화값 1인당 15000원이라고 들었다^^ 양아...ㅊ..아니다
학교에서 단체투어하다 만난 독일 학생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한국은 왜 이렇게 다 비싸냐고.
실제로 사과 기준 비교했을 때, 저쪽이 더 쌌던 게 너무 소름돋았다. 소득 대비 생활물가가 너무 헬이다. 싱가포르보다 소득이 낮은데 물가는 싱가포르랑 비슷해져가고 있는게 진짜....말이되나 싶다.
콜라도 그냥 플라스틱 뚜껑에 빨대 꽂는 게 아니라, 카페 테이크아웃처럼 플라스틱 뚜껑을 주어 들고다니기 편했다.
의자도 한국보다 좋았다. 엉거주춤 엉덩이부터 밀어넣어 불편하게 앉는 한국 의자와 다르게 다 펴져있고, 심지어 재질도 가죽이다...
한국 영화관 자중하자.
안그래도 진로 때문에 머리 복잡한 시기인데, 엘리멘탈도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과 '내가 원하고 적성에 맞는 직업'의 경계에 선 개인에 대해 다루었다. 좋은 힐링타임이었다. 보면서 울었다.
기차는 버스와 다르게 정시출발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음료 메뉴는 올때와 동일한데, 음식은 좀 달랐다. 싱가포르 국수같은 것도 있고...다른 국수류나 맥앤치즈도 없었는데 있고.
음료는 첫날밤 eco 마트에서 산 걸 그대로 들고왔다.
기도가 이들의 일상인 것이 이렇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쇼핑몰에, 학교에, 역에, 여러 공공 시설에 기도실이 자리한다.
문 열릴 때 살짝 봤는데 내부도 깔끔하고 괜찮아보였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이지만, 말레이시아 여행할 때는(쿠알라룸푸르 내 몰만 투어할거면 제외) 샌들 말고 운동화 신는 것을 매우 권장한다. 도로 상황이 많이 좋지 못해 발이 다칠 위험이 크고, 화장실에서 호스식 비데를 사용하기에 물기가 많아 미끄러지거나 발에 오수가 묻을 확률이 크다.
어쨌든, 이렇게 2023년 6/25-6/28, 3박4일간 이어졌던 케다 주 알로스타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말레이시아 소도시 탐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 추천사항은,
1. Caffe diem이나 다양한 위치의 카페들을 가라. 강뷰도 추천. 이 지역 카페는 가격도 괜찮고 맛도 상향평준화 된 듯하다.
2. 태국음식 맛집 꽤 있으니 가면 좋다. Bamboo로 시작하는 태국 및 할랄중국음식점 평이 좋았으나, 여행 내내 이것저것 너무 많이먹어서 못간 게 후회된다.
3. reflexology라고 태국 영향을 다분히 받은 것 같은 발마사지 가게들도 가 보면 좋을 듯하다.
4. 중식도 푸드코트 말고 딤섬집이나 좀 럭셔리한 곳 가도 좋을 듯하다. 다만 내가 깄을 땐 문 닫은 돗들이 조금 있었다.
5. 여행은 2박3일 정도가 적당하다. 3박4일했더니 할 게 없어 조금 괴로웠다.
6. 밤에 공원같은 데에서(내가 갔던 곳 말고 Taman jubil emas라고 다른 곳도 있음) 야식이랑 음료 싸들고 돌아다녀도 좋을 듯하다. 나의 경우 낮에 가서...문이 닫혀있었다.....
7. 소도시이지만 랑카위 가는 경우 이틀정도 할애해서 와볼 만하다. 추천. 도시가 작아서 혼자 걸어다니며 여행하기도 편하고 건물도 예쁘다.
8. 숙소는 알로스타 타워 근처로 잡는 걸 추천한다. 아만 센트럴 근처나.